숨이 막힐 듯한 무더위가 지나고 우기와 태풍시즌이 되면서 요즘 마닐라는 거의 매일마다 비가 내립니다. 비로 인한 습도 80%의 기후는 더위와 힘을 합쳐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 필리핀의 주변 환경은 3년전이나 지금이나 딱히 바뀐 것이 없습니다. 교통체증은 여전하고, 더위와 습도도 한결같고, 아내와 제가 섬기는 사역의 내용도 이전과 동일합니다. 그런데 한가지 변해가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입니다. 훈련과 양육을 통해 시간이 갈수록 성숙하고 성장하여 하나님의 일꾼로 서가는 사람들이야말로 유일하게 우리 주변에서 변하는 삶의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4월의 졸업식 이후로 저희가 섬기는 IGSL 신대원은 여름방학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선교사인 저희에게 방학은 더욱 분주한 시간입니다. 기다리고 있는 다른 곳들에 강의와 집회를 다녀야하기 때문이지요. 4월과 5월에는 한국에서 동아시아 선교를 준비하는 EAPTC 선교지망생들을 위해 온라인 영상 강의를 시도하였습니다. 6주간에 걸쳐 총 11번의 강좌를 실시간 영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비교적 열악한 필리핀의 인터넷 현실때문에 걱정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평생 처음으로 영상 강의와 토론을 가졌는데, 감사하게도 퍽 효과적이라는 평입니다. 1990년대 케냐로 선교를 나갈때 나이로비 중앙우체국에서 1장당 10불씩 지불하며 Fax를 보내던 기억이 여지껏 생생합니다. 이제는 국제적으로 실시간 영상 강의가 가능한 시대에 산다는 것이 새삼스레 감사했습니다. 나아가 더욱 열심히 선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월에는 영국 Liverpool에서 열린 로잔 디아스포라 선교학회에 참여했습니다. 유대인 디아스포라로부터 한국인 디아스포라까지 세계 각지에서 선교사역에 종사하는 학자들이 모여 며칠간 열띤 토론과 강좌가 이어졌습니다. 저는 God's instruments from the nations (열방에서 부름받는 하나님의 도구들) 이라는 제목으로 강론하였습니다. 하나님은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아프리카인이든 온전히 헌신된 당신의 종들을 들어 사용하심을 재확인하는 은혜와 도전의 집회 기간이었음을 고백합니다.
곧이어 저의 발걸음은 남부아프리카의 말라위로 향했습니다. 10년만에 방문하는 EAPTC의 말라위 선교지를 돌아보며 제 마음은 감사와 감격으로 벅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5년간 중남부 아프리카 선교를 위해 헌신해온 케냐인 제자 Moses Aringo 목사님 부부를 중심으로 300여 사역자훈련원 졸업생들은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있었습니다. 복음전파, 사역자 양성, 교회 개척, 학교 사역과 사회 봉사를 통해 말라위 Lilongwe에서 잠비아, 모잠비크, 짐바브웨, 남아프리카 공화국까지 확장된 사역을 목격하며 주님께 마음으로부터 끝없는 찬양을 드렸습니다. 동시에 이 사역을 위해 그간 기도와 물질로 헌신한 분들이 필름처럼 눈앞에 돌아갔습니다. 초창기에 센터 건축헌금을 보내주신 워싱턴 필그림교회의 무명의 성도님, 담장 공사비를 후원한 Oral Roberts University 학생회, 교회 지붕 헌금에 참여하신 서울의 류은주 집사님 등 … 말라위 책임자 Aringo 목사님과 아울러 이 선교의 상급을 받을 분들이 마음에 떠올랐습니다. 저와 송재은 선교사가 이 영광스러운 주의 나라의 과업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이번에도 신실하게 섬기는 지역교회 목회자를 선정하여 전도와 심방을 위한 자전거 1대를 여러분의 후원으로 구입하여 전달하였습니다. 필리핀에서 아프리카까지 가는 여정도 힘들지만 여비도 부담이 되었기에, 열악한 환경에서 수고하는 사역자들에게 더 많이 현지에서 나눌수 없었던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열방의 제자들 … 이들이 바로 송선교사와 제가 선교하는 궁극적 이유입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고 주님이 말씀하셨기 때문이지요. 이 일을 위해 아름답게 팀으로 사역을 하는 마닐라의 IGSL 신대원, 신실한 동역자들이 14개국에서 함께 섬기고 있는 EAPTC 국제선교회, 사랑하는 두 아들 진규, 현규를 비롯한 선교사자녀들을 신앙으로 양육하는데 파트너가 되어준 필리핀의 Faith Academy MK 학교, 그리고 그외에 티칭과 말씀으로 섬기도록 주님이 연결시켜주신 여러 기타 사역들과 동역자들로 인해 주께 영광을 돌립니다. 부족한 저희 부부의 삶과 사역을 통해 열방중에 주의 나라가 세워져가는 기쁨을 맛보는 축복이야말로 진정으로 잘 사는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그 어떤 선교사가 본인의 선교사역에 최선을 다해 열심으로 섬기지 않겠습니까? 생각하면 할수록, 이 모든 선교의 열매들은 전적으로 주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 때문임을 확신합니다.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시편 23:6)" 바로 이 주님의 선하심 때문에 우리가 주님을 따를수 있다고 성경이 말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렇듯 열방에서 세워져가는 제자들을 바라보며 늘 마음속 한편에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 만드는 일에 있어서 사실 내 자녀 제자삼기가 가장 어려운것 같습니다. 며칠 후면 맏아들 진규가 대학을 가기 위해 부모 품을 떠납니다. 둘째 현규도 얼마전 중학교를 마치고 곧 고등학생이 됩니다. 3개국을 거치면서 어려운 시간들도 있었지만, 이렇게 잘 자라준 두 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진규는 6월중에 송선교사가 이끄는 Dynamic Learning Center 어린이 학교에서 축구교실을 인도함으로 하나님이 본인에게 주신 축구 달란트를 사용하는 섬김의 기회를 가졌습니다. 부모의 신앙적 도전과 순종을 따라오며 자라난 두 아이의 인생을 주님이 미쁘게 보시고 인도해주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남들이건 내 자녀이건 제자삼는 것은 결국 내 힘이 아니요 주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라는 것을 요즘들어 많이 느낍니다.
요즘 동아시아의 선교 현황이 많이 위험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정기적으로 동아시아 내에서 진행하던 사역자훈련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EAPTC의 동아시아 선교를 위해서 여러분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오는 7-8월에 한국과 미국동부를 방문하려 합니다. 아프리카를 비롯하여 아시아에서 모든 민족으로 제자를 삼아가시는 주님의 생생한 역사와 간증을 기회가 닿으면 여러분과 함께 나눌수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 함께 기도해 주세요
(1) 열악한 환경과 창의적 접근 지역에서 사역하는 제자들의 안전과 사역의 확장을
위해
(2) IGSL 졸업생들과의 동역을 통해 EAPTC 국제 네트워크가 아시아 전역에도 증식되도록
(3) 진규가 새롭게 시작하는 대학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4) 진규와 현규가 하나님의 뜻안에서 주님의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2) IGSL 졸업생들과의 동역을 통해 EAPTC 국제 네트워크가 아시아 전역에도 증식되도록
(3) 진규가 새롭게 시작하는 대학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4) 진규와 현규가 하나님의 뜻안에서 주님의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5) 온 가족의 건강과 특히 양가 부모님들의
평안과 건강을 위해